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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대선풍향계] 대선판에 소환된 '기생충·미나리'…영화의 정치학

2021-08-15 0 Dailymotion

[대선풍향계] 대선판에 소환된 '기생충·미나리'…영화의 정치학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우리 삶을 축약해서 보여주기도 하고, 사회 문제를 날카롭게 꼬집기도 하는 영화 속 장면 장면은 때론 백 마디 말보다 더 큰 울림을 주기도 합니다.<br /><br />때문에 '종합 예술'이라고도 불리는 정치의 역영에도 종종 소환되곤 하는데요.<br /><br />대선 국면 '영화의 정치학' 이번 주 대선 풍향계에서 박현우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이번 주 대선 풍향계, 영화의 한 장면으로 시작해 봤습니다.<br /><br />많이들 아시겠지만, 오스카상 수상작이자 국내에서만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기생충입니다.<br /><br />지난주 민주당 대선 주자 간 토론회에서 기생충 내용이 언급되며 다시 한번 화제가 됐었죠.<br /><br /> "송강호의 집은 반지하여서 비가 오면 비가 그대로 집에 쏟아져요. 이선균 집은 비가 오면 그 비를 감상하죠. 그런데 그 이선균과 송강호 두 분에게 똑같이 8만 원을 주는 것이 정의로운 것인가?"<br /><br />봉준호 감독도 '같이 삶'의 어려움을 다룬 영화라고 밝힌 것처럼, 이낙연 후보는 영화의 한 장면을 통해 양극화 문제를 화두로 던지며, 동시에 경쟁자 이재명 후보의 '기본소득'을 깎아 내렸습니다.<br /><br />이재명 후보 역시 영화 속 인물의 상황에 빗대 응수했습니다.<br /><br /> "송강호에게만 지원하겠다고 세금 내라고 하면, 이선균 씨가 세금을 안 낼 겁니다."<br /><br />영화적 상상력은 '장삼이사'들의 삶에 대한 공감대, 또 이를 바탕으로 바라보는 사회 문제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<br /><br />때문에 정치인들의 입장에선 때때로 좋은 참고서가 되기도 하는데요.<br /><br />어떤 영화를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, 또 어떤 가치를 끄집어내는지를 살펴보면, 각 정치인이 생각하는 '시대 정신'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.<br /><br />민주당 후보들은 최근 TV 토론회에서 각자의 '인생 영화'를 공개했는데, 이재명, 이낙연 후보는 각각 웰컴투 동막골과 1987을 감명 깊게 본 영화로 꼽았습니다.<br /><br />정세균 후보는 '학교 가는 길'을, 박용진 후보는 '국가대표'를, 김두관 후보는 '변호인'을 인생 영화로 꼽았는데, 그 배경 또한 다양했습니다.<br /><br /> "(장애인)학교를 설립하기 위해서 어머니가 무릎을 꿇고 절규하는 내용이…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가 진짜 좋은 나라고 선진국이라고 생각을 합니다."<br /><br /> "누구나 쓰라린 경험들이 있습니다. 그러나 그 덕에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려고 하고 평등과 공정의 가치를 가슴 속 깊이 가지고 있습니다."<br /><br /> "영화 변호인은 국민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아픈 곳에서 가장 뜨겁게 타올랐던 인간 노무현의 이야기입니다. '국가란 국민입니다'가 저를 울렸습니다."<br /><br />'정치 뉴스'가 아닌, 스크린을 통해 대중 앞에 설뻔한 주자도 있었습니다.<br /><br />바로 미국 흑인 여성 과학자의 활약을 그린 '히든 피겨스'를 인생 영화로 꼽은 추미애 후보입니다.<br /><br /> "(영화배우의 꿈을)접은 지 꽤 오래됐고요. 저 자신을 알고부터…연기를 좀 못한다고 하는 것이고요. 저 꿈을 가지게 된 것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고 감명 깊어서…"<br /><br />영화를 활용한 마케팅 경쟁 속, 지난주 민주당에서 '기생충'이 회자되는 사이 국민의힘에서는 또 다른 오스카상 수상작인 '미나리'가 소환됐습니다.<br /><br />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 대한 경고 차원이었는데, 당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은 미나리에서 조연을 맡은 윤여정 씨를 그 예로 들며, 이 대표에게 대선 국면에서 주연들, 그러니까 대권 주자들을 빛나게 하는 조연 역할을 해달라면서 자제를 당부했습니다.<br /><br />그런가 하면, 하나뿐인 '왕좌'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을 다뤘다는 측면에서 일견 '대권 경쟁'과도 닮아있는 내용의 애니메이션 명작 '라이언킹'이 회자되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역시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갈등 국면에서였는데요.<br /><br />이 대표는 SNS를 통해 윤 전 총장 주변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닌,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.<br /><br />그러면서, 하쿠나 마타타 노래라도 같이 부르면서 좋은 사람들의 조력을 받으면 사자왕, 그러니까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썼습니다.<br /><br />국민의힘 경선 버스가 아직 시동도 걸기 전이라서인지, 현재로서는 야권의 '영화 마케팅'은 주로 후보들의 '홍보용'이 아닌 상대방을 깎아내리기 위한 '공세용'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.<br /><br />그나마 '정치 참여 선언'과 함께 자신과 닮은 애니메이션 캐릭터 '엉덩이 탐정'을 띄운 윤석열 전 총장 사례 정도가 기억에 남는 마케팅이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.<br /><br />'정치 철학'을 엿볼 수 있는 '인생 영화'로 야권 주자들은 어떤 작품들을 꼽는지 직접 물었습니다.<br /><br />민주당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답변이 돌아왔는데, 홍준표 의원은 진솔·우직하고 착하게 인생을 사는 포레스트 검프 같은 인물이 삭막한 대한민국에도 많아져야 한다고 답했습니다.<br /><br />하태경 의원은 거짓과 위선으로 쌓아 올린 권력의 무상함을 그린 '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'을 꼽으며, 국민을 따르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습니다.<br /><br />윤희숙 의원은 경제 이념전쟁의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'커맨딩 하이츠'를 꼽으며, 정치는 패거리 간 이권 싸움이 아닌 치열한 생각과 비전의 싸움이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.<br /><br />유승민 전 의원은 과거 바람직한 지도자상을 제시하며 영화 '위워솔져스'의 대사를 인용하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 "'위워솔져스'라는 영화에서 대대장이 베트남전쟁 때 헬기에서 내리면서 부하들에게 했던 그 말을… 적진에 들어갈 때 내가 제일 먼저 그 땅을 밟을 것이고 거기에서 나올 때 마지막으로 나오겠다고…"<br /><br />정치인으로서의 '철학'을 응축해 보여주는 수단이 되기도,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의 매개가 되기도 하는 '영화의 정치학'.<br /><br />어찌 보면 대선 자체가 한 편의 영화를 완성해나가는 과정처럼 무수한 우여곡절의 연속으로도 보입니다.<br /><br />캠프별로 다양한 시나리오가 쏟아지고, 다시 쓰여지기를 반복할 테지만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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